코로나 시대를 보내며 ‘내 방’에서 ‘나’와 대화하고, ‘온라인’으로 ‘사람’들과 만나온 저자가 써내려간 10편의 단편소설집이다. 가볍고 속도감 있게 읽히지만, 독특한 가상의 설정을 통해 비대면과 SNS 시대의 소통 방식 그리고 일상을 골똘히 생각해보게 하는 이야기들이다. 상상력 넘치고 재기발랄한 작가이자 중학교 교사인 김상미 저자는 『파이 미로』 『오일러 패러독스』 등의 전작에서 청소년의 성장과 수학을 교차하는 새로운 장르를 만들어왔으며, 이번에 선보이는 『비밀생중계』에서는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 언택트를 경험하는 동안 작가에게 다가온 이야기를 색도 모양도 다른 조각천을 잇듯 펼쳐 보여준다.
이 소설은 박완서만의 세밀한 묘사와 기지 넘치는 문장으로 이루어진 한 편의 애틋한 연애소설이자, 한 여성의 삶, 나아가 한 시대의 모습을 속속들이 엿볼 수 있는 완벽한 기록물이기도 하다. 전쟁 통에도 광주리장사를 하고 하숙을 쳐서 자식을 먹여 살린 어머니들, 가족을 위해 손가락질도 무릅쓰고 양공주 노릇을 했던 젊은 여성들, 전쟁과 이데올로기의 희생양이 된 남자들. 전후의 피폐한 일상과 그 생활전선을 직접 몸으로 겪어야 했던 이들의 실상이 첫사랑이라는 더없이 순수한 감정과 대비를 이루며 가슴 찡한 울림을 선사한다. 박완서 작가. 그가 남긴 마지막 장편이자, 그의 삶 자체이기도 한 이 소설이 어느 때보다도 힘들고 지난했던 한 해를 보내고 2021년을 맞이한 오늘날의 독자들에게도 변함없이 따뜻한 온기와 위로를 안겨줄 것이다.
이 책은 저자의 대표작으로, 청소년의 평온한 일상을 파괴하는 크고 작은 문제와 고민거리를 생생하게 그리고 이에 대한 해결책을 알기 쉽게 전달해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번 개정판에서는 풍부한 사례와 다양화된 구성을 더했다. 학업과 친구 둘 다 놓치고 싶지 않은데, 가족에게 상처 주고 싶지 않은데, 무엇보다 나를 좀 더 사랑하고 싶은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막막한 청소년에게 이 책은 지금의 자신을 변화시킬 구체적인 솔루션을 제시한다.
작가 개인의 독서 여정인 동시에 '왜 책을 읽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작가 나름대로의 답이라고 할 수 있다. 책을 통해 얻은 지식과 정보로 세상을 더 깊고 넓게 이해함으로써, 단단하고 흔들리지 않는 자아의 힘, 마음의 근육을 키우는 것이 책을 읽는 이유라고 말하는 작가는 책에 대한 모든 이야기를 진솔하면서도 유쾌하게 털어놓는다. 책을 읽고 정리하는 노하우, 책을 고르는 법, 글쓰기로 연결시키는 책 읽기, 주제별로 읽어보면 좋은 책 등 실용적인 독서의 방법부터, 책 읽기에 대한 추억과 애정, 도서관 순례, 인생을 바꾼 책 등 개인적인 경험까지 모두 담아낸 이 책은 '앎의 기쁨'이 동력이 되는 또 다른 지적 독서의 세계를 보여준다.
과거나 미래의 누군가, 혹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가 한 번쯤 떠올려 보았을 삶에 관한 열 가지 질문들이 개성 넘치는 그림과 함께 펼쳐진다. 모두가 공감할 만한 에피소드에 담긴 본질적인 질문을 들여다보고 고민하면서 철학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 곳곳에서 등장하는 열 명의 대표적인 철학자들을 찾아내면서, 그들의 핵심 사상을 통해 독자 자신만의 답을 찾아 나갈 수 있다.
일하던 직장에서 잘리고, 애인이 집의 보증금을 들고 도망가는 바람에 한순간에 모든 것을 잃게 된 수완. 우연히 알게 된 대기업 이사이자 부잣집 며느리 경진이 그녀에게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해오는데.. “얼마 전 죽은 내 여동생이 되어 줄 수 있나요?” 외모부터 걸음걸이, 습관까지. 수완은 자신의 모습을 완전히 버리고 여동생의 역할에 몰입한다. 본래의 자신은 완전히 지우고 새로운 사람으로 탄생한 수완, 그런 수완의 모습에서 자신이 잃어버린 모습을 찾고 싶은 경진. 그리고 점차 드러나는 그녀의 핏빛 욕망으로 가득한 계획. 과연 수완은 무사히 이 연극을 마칠 수 있을까?
평범하게 직장을 다니고 연애를 하며 세상의 규칙에 맞춰 충실히 살던 한 청년이 인문학공동체와 만나 공부의 세계에 빠져들면서, 자신의 삶을 성찰하고 스스로 변화한 과정을 기록한 철학-생활 에세이다. 취직하고 돈을 벌어서 ‘남들처럼’ 넓은 아파트를 사고, 번듯한 가정을 꾸리고, 노후의 안락함을 위해 보험을 들고 재테크를 하는 삶. 저자는 이런 삶 외에 다른 삶의 방식이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고백한다. 하지만 그런 삶의 이면에서는 폭식과 과음, 그리고 반복되는 다이어트 결심, 쇼핑과 이벤트로 점철된 연애, 불안을 담보로 무리하게 가입하는 보험 등, 자신을 망가뜨리는 습관과 삶의 양식이 반복되고 있었다.
저자는 공부공동체에서 여러 고전들을 함께 공부하던 중, 특히 프랑스 현대철학자인 들뢰즈·가타리의 『천 개의 고원』을 만나 알 수 없는 이 책에 매료되었다. 그리고 이 책을 꼼꼼히 읽고 자신의 삶과 연결해 글쓰기를 하면서, ‘자본’이 만들어 놓은, ‘자신을 망치는’ 길을 충실히 따라가는 기존 삶의 방식이 아닌 공부와 글쓰기로 꾸려나가는 ‘다른’ 삶을 꿈꾸고 실천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사진 한 장에 평생의 운명을 걸고 하와이로 떠난 열여덟 살 주인공 버들과 여성들의 삶을 그렸다. 백여 년 전 일제 강점기 시대의 하와이라는 신선하고 새로운 공간을 배경으로, 이민 1세대 재외동포와 혼인을 올리고 생활을 꾸려 가는 여성들의 특별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존중하고 보듬어 줌으로써 서로에게 친구이자 엄마가 되어 주는 세 여성 버들, 홍주, 송화는 시대를 앞서간 새로운 가족 형태, 여성 공동체의 면모를 뭉클하게 펼쳐 보인다. 한 시대를 살아 낸 선대 여성들의 연대와 사랑을 그린 <알로하, 나의 엄마들>은 현재의 우리에게 소중한 편지처럼 가슴 아린 울림을 전해줄 것이다.
동식물과 함께 살면서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가는 발달장애인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인터뷰이는 총 4명. 이들은 개, 고양이, 금붕어, 달팽이, 타란툴라 및 각종 식물들과 살아간다. 키우는 종류는 다르지만 공통점은 하나. 반려생활을 시작한 이후 일상의 빛깔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반려생활을 통해 정서적 안정감, 치유와 변화, 교류의 즐거움이 생겼다.
발달장애인은 장애 특성상 종종 돌봄을 받기만 하는 존재로 인식되곤 한다. 정말 그럴까? <너와 함께 반짝반짝>에 인터뷰이로 참여한 4명을 보면 생각이 좀 달라질 것이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생명을 돌보는 일에는 장애인, 비장애인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잘 돌보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이 있을 뿐임을 느끼게 된다.
우리 시대가 직면한 긴박한 문제들(이민, 세계화, 자동화와 실업, 경제 성장과 불평등, 기후변화, 정부의 역할 등)을 해결하려면 경제학이 필요하다. 하지만 경제학은 지금까지는 너무나 경직적인 이상의 세계에서 이론적 모델과 같은 대안만 내놓았다. 저자들은 마치 저 높은 하늘에만 떠 있던 경제학을 우리가 살고 있는 땅, 즉 현실로 끌고 내려와 실증 근거들을 기반으로 우리 사회의 큰 문제들을 실제로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파고든다.
이 책은 우리에게 이런 문제들을 해결할 새로운 관점을 독창적이고 도발적이며 시의적절하게 제시한다. 저자들의 깊은 통찰을 통해, 아슬아슬한 균형 위에 서 있는 우리 세계의 문제점과 역량 모두를 더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수학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20개의 고난이도 수학 퍼즐의 세계로 독자들을 초대한다. 이 책은 확률과 통계, 기하학은 물론이고 위상수학과 그래프 이론 등 수학 천재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과 문제 해결법의 비밀을 엿보게 해준다. 오랜 시간 수학자들의 호기심과 탐구심을 자극해온 20가지 퍼즐들을 통해 독자들은 현대 수학의 핵심에 한층 쉽고 흥미롭게 다가갈 수 있다.
책은 이 밖에도 로또번호 당첨, 깜짝 시험의 날짜, 카드를 섞어도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마술, 로마황제의 군대배치 방법, 지도 색칠하기, 아시아 반딧불이의 특이한 행동 등 우연히 얻은 아이디어 속에서도 수학이 진지하게 생활에 응용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독자들도 충분한 지적 쾌락을 느끼면서 퍼즐 풀이에 빠져들 수 있다.
좋아하는 일을 지속하기 위해 다사다망한 방송 일과 편집 일을 병행하며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고 유익한 습관을 기르기 위해 분투해 온 편집자의 에세이. 밑줄 그으며 읽은 책, 치열하게 톺아본 원고, 스크랩해 둔 강연, 새벽 빗길을 뚫고 달려가 감상한 영화에서 누군가의 삶을 지탱해 준 단단한 문장들을 길어 올리고 자신의 하루를 반추하며 떠오르는 단상들을 담백하게 기록했다.
평범한 일상을 성실하게 살아가는 다부진 사람들의 이야기 속에서 독자는 좋은 습관의 필요성과 매일 자신을 한 걸음 더 성장시키는 습관의 힘을 여실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수시로 박물관을 오가고 유적지로 부지런히 발품을 판 끝에 얻은 생생한 체험을 바탕으로, 국보에 켜켜이 쌓인 시간과 사람의 이야기를 발굴했다. 국보는 먼지 폴폴 날리는 창고 속 골동품이 아닌 우리 선조가 거쳐 온 삶의 자취이자 역사적 징표임과 동시에 파란만장한 한국사의 면면을 생생하게 드러내주는 매개체다.
국보가 제작되었던 당시의 뒷이야기부터 전쟁의 참화에 휘말려 사라질 뻔한 아찔한 수난사, 무심코 흘려보낸 국보 속 한·중·일 문명 교류사에 이르기까지, 시대를 종횡무진하며 상세히 풀어낸 역사적 현장과 함께 국보의 진면목이 입체적으로 펼쳐진다.
경쾌한 템포로, 그렇지만 흩날리지는 않고 단정하게 흘러가는 문장들이 일곱 편의 소설을 이룬다. 소설 속 갑갑하고 무거운 상황을 가뿐하고도 무심하게 툭툭 풀어내는 능숙함, 그 사이사이에 위트와 유머를 쉼표처럼 박아 놓는 진형민 특유의 노련함이 응축되어 있다. 덕분에 이 책의 독자는 웃게 될 것이 분명하지만, 가끔은 이야기 속 인물과 함께 세상을 향한 욕지거리를 내뱉고 말 것이며 끝내는 울게 될지도 모른다. 우리가 『곰의 부탁』으로 만나게 될 아이들은 “경계 위의, 경계 밖의 청소년”(송현민)이자 “탁한 풍경 속에서 버티며 살고 있던 진짜 아이들”(송미경)이기 때문이다. 결국 『곰의 부탁』은 부조리와 그로 인한 불안이 도사리고 있는, 느닷없는 폭력의 가능성마저 감내해야 하는 이 세계를 꿋꿋이 살아가는 아이들의 이야기다. 웃기지만 하나도 웃기지 않은 이 이야기의 장르는, 말하자면 “웃기지도 않은 코미디”(「곰의 부탁」)인 것이다.
틀딱, 가사를 절다, 명품 몸매, 흑형, 다문화, 지잡대, 사내놈, 주인아줌마, 벙어리장갑… 자기도 모르게 무심히 내뱉고, 익숙하게 듣게 되는 일상 속 차별의 언어들을 들여다보고 그 의미와 속뜻을 알아 가는 흥미로운 언어 탐구서. 장난삼아, 악의 없이, 그냥 습관적으로 쓰는 평범한 표현처럼 보이지만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고 칼이 되는 말들을 숨은그림찾기 하듯 일상의 다양한 장면을 통해 쏙쏙 찾아내면서 청소년들이 바르고 단단한 언어 감수성을 기를 수 있도록 이끈다.
‘차별 반대’를 무작정 외치기에 앞서 우리 주변에 ‘어떤 차별이 숨어 있는지’ 살펴야 할 까닭이 여기에 있지 않을까. 책에 소개되는 일화들은 저자가 직접 만나며 보고, 듣고, 느끼며 기록해 온 자료들을 바탕으로 한다. 코피루왁 그림작가가 네 컷 만화로 각각의 상황을 명료하고 재치 있게 그려 내 독자들에게 읽는 맛의 생생한 즐거움을 더한다.